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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 a i l y l i f e

내 속을 꺼내보이는 일

지인들로부터 속을 알 수 없다,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,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. 나에 대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궁금하지도, 중요하지도 않은지 좀 되었지만, 가까운 사람들이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귀담아 듣고, 유의하며 기억하려고 애쓴다.

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생각나지 않지만, 나에게 쓸모가 있게 된 계기는 2013년 영국에 갔던 기록에 대한 필요 때문이었다. 정말 뭐라도 성과물이 나와야 할 것 같아서. 귀국 후 한동안 묵혀두었다가 근래 다시 끄적거리고 있다.

나 라는 인간이 인생을 살아간 기록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, 이 글을 읽고 있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멋있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싶어서 한껏 꾸미게 된다. 비일상적인 어휘를 사용하기도 하고, 사진의 채도와 색감을 조절하기도 한다.

때로는 누구에게도 말 못할 고민과 생각, 느낌들을 적어놓고 '비공개'로 설정해놓기도 한다. 그러다가 오늘 내가 좋아하는 분의 블로그를 읽고 난 뒤, 나는 왜 이런 진실한 글을 쓰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.

내가 만든 나의 공간이고, 누군가의 평가 없이도 충분히 나의 있음으로만 의미있는 것인데, 내가 나를 걸러내고, 조각내고, 부풀리고, 왜곡했다는 생각에 낯이 뜨거워졌다.

그러지 말자, 이 공간에서는 Be Myself 하자. 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, 나의 있음으로 가치있는 나의 기록이 되게하자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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